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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현대차·테슬라, 인니서 아세안 전기차 시장 놓고 ‘진검 승부’
작성자 인도네사아문화원
작성일 22-06-06 07:50

전기차로 ‘일본 텃밭’ 공략하는 현대차…뒤따라 테슬라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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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가 지난 3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22 IIMS 모터쇼’에서 공개한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아세안 국가들 대부분 매연에 몸살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에 적극적


테슬라가 인도네시아로 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전기차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떠오른 곳이다. 테슬라는 일본 차가 장악한 아세안에서 전기차 시장을 파고들어 글로벌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인도네시아에 완성차 공장을 준공하고 아이오닉 5를 양산하면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 현대차와 정면승부를 벌이게 됐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테슬라는 최근 인도네시아에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 공장을 설립하기로 인도네시아 정부와 합의했다. 공장 위치나 착공 시기, 투자 규모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그동안 인도네시아 정부는 테슬라의 니켈 산업 투자와 우주선 발사대 유치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미국·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와 회동했고, 두 사람은 오는 11월 인도네시아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

 

애초 테슬라는 인도에 공장을 지을 계획이었다. 공장 설립에 앞서 현지 판매부터 시작할 테니 관세를 인하해달라고 인도 정부에 요구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인도 공장 건설은 물 건너갔다. 테슬라는 인도에 상주하던 임직원을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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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 내 77만7000㎡ 부지에 건립된 현대차 공장 전경. 올해 말까지 15만대, 향후 25만대 규모의 연간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 연 25만대 생산 공장 가동
LG엔솔과 배터리 공장도 건설 중
현지 양산 ‘아이오닉5’ 돌풍 예고
테슬라도 공장 추진, 시기는 미정

■ 전기차 보급에 진심인 아세안


인도네시아는 전 세계 4위 규모인 2억79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아세안 최대 소비시장이다. 태국과 함께 아세안을 대표하는 자동차 생산 국가로도 꼽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급 대수는 87대에 불과하다”며 “젊은층이 많고 중산층 비중이 커지면서 앞으로 친환경 차량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아세안 국가들은 매연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는 한때 중국 베이징과 인도 뉴델리를 제치고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로 평가됐을 정도로 대기질이 나쁘다. 자동차 배기가스가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인도네시아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제조사에 부품 수입관세와 사치세를 면제해주는 등의 혜택을 준다. 관용차량 13만여대도 2030년까지 전기차로 바꾸기로 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아세안무역협정(AFTA) 등에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한 차량을 다른 아세안 국가들에 무관세로 수출할 수 있다.

 

게다가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니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며 코발트, 리튬 등도 풍부하다. 현대차그룹은 안정적인 배터리 수급을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카라왕 산업단지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합작공장은 내년 상반기 완공하고 2024년부터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다른 아세안 국가들도 온실가스를 줄이고 경제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차 보급 확대에 적극적이다. 2011년 전기차 테스트 베드를 세계 최초로 운영한 싱가포르 정부는 2040년까지 모든 차량을 친환경차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태국도 ‘동남아의 전기차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2030년까지 자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30%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로드맵을 내놨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가 지난 2월 태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일본 도요타,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 등도 채비를 갖추고 있다.

 

■ 아이오닉 5 기분 좋은 출발 


인구가 6억명이 넘는 아세안 지역의 자동차 시장은 ‘일본의 텃밭’으로 불린다. 일본 브랜드가 약 74%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한국 브랜드는 5%에 그친다. 인도네시아에서도 1980년대부터 현지 생산 체계를 구축한 일본 브랜드가 시장을 잡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생산자협회(GAIKINDO)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는 86만3000여대의 자동차가 판매됐는데 도요타와 혼다 등 일본 브랜드의 점유율이 94%에 달한다. 현대차·기아의 합산 점유율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현대차는 내연기관차로는 일본 브랜드에 밀렸으나 아세안에 불고 있는 ‘전동화 바람’을 타고 맹추격한다는 구상이다. 인도네시아 브카시 델타마스 공단에 세워진 현대차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은 25만대로 베트남 합작공장(10만대)의 2.5배 수준이다. 공장은 자카르타에서 40㎞, 동남아 해운 중심지인 탄중 프리오크에서 60㎞ 거리에 위치해 아세안 시장의 허브로는 최적의 입지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본보다 한발 앞서 현지 전기차 양산을 시작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특히 아이오닉 5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아이오닉 5는 인도네시아 진출 브랜드가 현지 생산하는 첫 전용 전기차다. 지난 4월 총 1587대가 사전계약됐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된 전기차 693대의 두 배가 넘는 물량이다. 아이오닉 5는 오는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제네시스 G80 전동화 모델과 함께 의전차량으로도 투입된다. 

 

​출처 : 경향신문 고영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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